연탄집 | |||
---|---|---|---|
등록일 | 2017-04-05 오후 12:23:09 | 조회수 | 1432 |
ugatv0957@naver.com | 작성자 | 관리자 | |
출처 |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| ||
임정진 글, 지경애 그림 | 키다리 | 2017
삶의 환경이 달라지는 속도가 무시무시하다.
아차 하는 사이에 익숙했던 조건들은 뒤로 물러가고
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손발을 맞춰야 한다.
하지만 새롭고 편리한 것 사이에서
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많다.
그럴 때 우리는 옛것을 불러와서 거기서 추억과 위안을 찾으려 한다.
그 대표적인 대상이 아마 연탄일 것이다.
연탄 때는 게 어찌 불편하지 않았으랴.
연탄 캐는 일이 어찌 위험하고 힘겹지 않았으랴.
그러나 그 불편함과 위험과 힘겨움 속에
서민적인 것, 따뜻한 것, 협동과 나눔 같은 덕목이 오롯이 들어 있다.
요즘 젊은 세대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
그 연탄의 힘을 어른 세대가 들고 나왔다.
제목도 정겨운 <연탄집>이다.
오래 전 역사도 아니고 작가가 어린 시절을 살았던
가까운 과거의 일화를 끌어오는 일은
자칫하면 ‘옛날이 좋았다, 힘들었지만 인간적이었다’는
타령 같은 회고록이 되기 십상이지만,
이 글 작가와 그림 작가는 그 함정을 가뿐히 피해간다.
엄마 아빠의 합동결혼식, 탄광사고, 연탄배달 봉사 같은
굵직하고 의미심장한 에피소드들이
감상에 빠지지 않 도록 글은 간결하고 탄력 있다.
연탄에 대한 작가의 복합적인 감상은
“나는 연탄도 동생처럼 돌보아야 했다.”라는
짧은 한마디에 함축되어 있다.
그걸로 충분하다.
우리 골목의 정겨운 모습을 그린 <담>이라는 책으로
볼로냐라가치 상을 받은 그림 작가의 일러스트는,
글 작가가 말하지 않은 감상을 은근히 드러내준다.
지금 아이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어른들의 옛이야기에 그치지 않도록
인물들을 모두 아이처럼 표현해낸 것이다.
특히 그 조그만 발! 딸을 안고 가는 광부아버지의 장화 신은 발이
아이의 주먹 정도로 조그맣게 그려진 대목은
어른들에게 어쩐지 짠한 감동을,
아이들에게는 따뜻한 친근감을 줄 수 있을 듯하다.
이런 책들 덕분에 연탄은 아마도 어떤 시대의 환경,
어떤 세대의 정서를 대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
보편적인 삶의 조건과 감성을 투영하는 오브제로
끊임없이 새롭게 조명받을 수 있지 않을까.
|
|||
첨부파일1 | 연탄집.png |
이전글 | 방귀대장 조 |
---|---|
다음글 | 열세 살의 타임슬립 |